2D/기타

마법소녀 AU 드림합작 / New : 큐티하니

Esoruen 2017. 2. 14. 01:54



※ 무한의 프론티어 하켄 브로우닝 드림. 오리주 주의.

※ 합작 홈 주소 → https://rdeepest00.wixsite.com/magicalau

 

 

 

New : 큐티하니

written by Esoruen

 

 

 

팬서 크로우. 여자가 영원히 동경하는 보석, 귀금속등을 강탈하고 수집하는 세계적인 범죄조직.

조직원은 조무래기 말단들을 빼면 모두 여자. 언제 어떻게 결성되었는지, 보스의 정체가 뭔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범죄조직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 세계를 털어왔지만 그 이름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물론 그 이유는 팬서 크로우가 털어간 재물의 양이 시시해서나 그들의 악행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팬서 크로우는 뉴스에 빈번히 나오고, 그 내용의 무거움이 사람들을 겁먹게 하여 입을 닫게 만들었다 하는 게 맞겠지. 그렇다면 이 분위기를, 팬서 크로우의 무서움의 희석시켜준 위대한 영웅은 누구인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 당사자는, 반쯤 헐벗은 거나 다름없는 옷을 입은 자그마한 소녀였다.

 

큐티 하니, 또 팬서 크로우를 무찌르다인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조간신문을 보던 하켄은 칙칙한 색으로 인쇄된 커다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화려한 색의 타이츠, 펜싱 검을 닮은 무기. 어디에 있더라도 눈에 확 들어올 복장을 한 소녀는 제가 사진을 찍히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지 자비 없이 팬서 크로우의 졸개를 무찌르고 있다. 금방이라도 사진에서 튀어나올 거 같은 소녀의 이름은 큐티 하니몇 달 전 부터 돌연 나타나 팬서 크로우를 무찌르고 있는,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었다.

 

또 신문만 보고 있습니까, 탐정 님

 

커피를 가져온 조수 아센은 무언가 대단히 한심한 것이라도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제 고용주를 보았다. . 그 입에서 나오는 독설만큼이나 차가운 눈빛에 신문을 접은 그는 능청스럽게 시선을 돌리고 웃었다.

 

, 라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사건이 있어야 우리도 먹고 살잖아?”

최근엔 큐티 하니의 뉴스만 챙겨보는 거 다 압니다

아센, 너무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은데

그거야 이 사무소에는 탐정님 외엔 관엽식물 두 그루뿐이니까요

 

, 어쩜 저렇게 한 마디도 안질까. 하켄은 못 이기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확실히 아센의 말은 사실이었다. 어차피 일이라곤 잘 들어오지 않는 탐정 사무소라지만 최근 자신은 큐티 하니의 정체에만 관심이 쏠려있었고, 그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매일 신문과 뉴스를 뒤적이기 바빴으니까.

 

하지만 궁금하지 않아? 이렇게 튀는 옷을 입고도 평소엔 눈에 띄지 않다니. 어떻게 군중 속에 숨어 있다가 튀어나오는 걸까?”

상식적으로 저 옷으로 다닐 리 없죠

그럼 설마 변신이라도 한다는 거야? 재밌는걸!”

 

그는 당연히 농담하지 말라는 듯 웃었지만 아센의 표정은 진지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제 의견을 긍정한 조수는 접힌 신문에 슬쩍 보이는 사진 위에 손을 얹었다.

 

굳이 변신이 아니더라도, 변장을 하고 있을 수도 있죠

, 그건 가능성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그게 큐티 하니의 기사만 볼 이유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신문을 볼 거라면 라디오는 끄시길 바랍니다

 

딱딱하기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일어난 하켄은 옷걸이에 걸어둔 코트와 모자를 낚아챘다. 아센의 말은 얄밉긴 하지만, 확실히 가만히 앉아만 있다면 변하는 일은 없다.

 

어디 가십니까?”

잠깐 산책, 이라고 할까?”

제 잔소리를 피해서 도망가시는 건 아니겠죠?”

하하 그럴리가 하하

 

미심쩍은 미소를 짓는 하켄은 사무실을 나갈 때 까지 자신을 노려보는 조수에게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저 뻔뻔함이 재산이자 재앙이지. 어깨를 으쓱인 그녀는 주인이 떠난 책상을 치우려다가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긴급뉴스에 손을 멈췄다.

 

속보입니다. 지금 S시 번화가 귀금속 매장에 팬서 크로우의 습격이

 

S. 바로 이 사무일이 있는 도시다. 게다가 번화가에서 가장 큰 귀금속 매장이라면 이 사무실에서 20분 거리밖에 안 되는데. 혹시

 

운도 없으시긴

 

5분만 늦게 나갔어도 이 소식을 들었을 텐데. 아센은 제 고용주를 딱하게 여기며 신문을 정리했다. 물론 큐티 하니가 나타날지 어떨 진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패턴을 봐선 나올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곧 큐티 하니의 소식이 들릴 테니 라디오는 그대로 켜놓아야겠지. 볼륨을 조금 올린 그녀는 그다지 큰 기대도 하지 않은 상태로 청소를 계속했다.

 

 

 

 

 

일단 나오긴 했다만, 어디로 갈까

 

별 계획도 없이 나온 하켄은 무작정 시내 쪽으로 걸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까 아센과 이야기 하다가 말았지만, 큐티 하니는 정말 어디서 나타나는 걸까. 하켄은 팬서 크로우가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든 재빠르게 나타나는 그녀의 비법이 알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설마 매일 팬서 크로우를 감시하러 자경단 마냥 돌아다니는 것도 아닐 거고, 그랬다가는 복장이 눈에 띄어 바로 발각될 텐데.

요컨대 중요한 건 평소 큐티 하니는 어떻게 자신을 위장하느냐는 것과,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출동하느냐는 것. 자신은 이 두 가지가 가장 신경 쓰인다 할 수 있겠지.

 

?”

 

저 혼자 생각에 잠겨 걷고 있던 하켄은 어쩐지 주변이 시끄럽다는 걸 눈치 채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경찰차, 자신과 반대편으로 향하고 있는 사람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건가라고 생각하던 찰나, 자그마한 손이 제 팔을 잡아당겼다.

 

뭐 하는 거예요, 도망 안 가고!”

?”

 

처음 보는 사람이 대뜸 저렇게 말하면 누구라도 이런 반응을 보이겠지만, 하켄이 멈칫 한 것은 손의 주인이 너무 어려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제 겨우 중학생아니, 초등학생 고학년 쯤 되려나. 핑크색에 가까운 밝은 선홍색 눈을 부릅뜬 여자아이는 자신보다 한참 큰 하켄에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 가 아니죠! 저거 안 보여요?”

 

아이가 가리킨 것은 경찰차로 둘러싸인 건물이었다. 저 건물은 분명 1층부터 5층까지 전부 귀금속 매장인 쇼핑몰일 텐데, 강도라도 든 걸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여전히 제 팔을 잡아당기고 있는 소녀에게 물었다.

 

팬서 크로우라도 나타난 건가?”

잘 아네요? 아니, 그럼 도망가라고요! 위험하니까!”

걱정 해 주는 거야? 친절한 큐티 걸이네. 너야말로 괜찮아? 부모님은?”

난 성인이에요!!”

 

이런, 이건 정말로 놀랍다. 제가 실례되는 말을 했다는 걸 자각한 그는 모자를 벗어 가볍게 인사하고 호칭을 바꾸었다.

 

미안한걸, 큐티 레이디. 어쨌든, 나는 팬서 크로우에 볼일이 있어서 말이야. 안전한 곳으로 얼른 가라고

? 아니, 위험하다니까?!”

걱정 마, 이렇게 보여도 대책은 있으니까. 그럼!”

 

이런 절호의 찬스를 두고 물러설 수 있을 리가. 지금이야 말로 큐티 하니의 출동과 은신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소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장 쪽으로 다가가던 하켄은 건물 안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괴인의 그림자에 웃었다. 우선은 잠입이다. 바깥에서는 아무 상황도 알 수 없을 테니, 일단은 최대한 팬서 크로우와 가까이 있는 게 좋다. 위험한 건 알지만 하켄은 망설이지 않았다.

일감이 많던 적던 탐정이란 이래서 좋은 거겠지. 손쉽게 경찰들의 눈을 피해 건물 뒷문으로 다가간 그는 계단으로 올라가며 괴인이 어디 있을지 찾아보았다. 3, 아니 4층인가? 창문에 비친 것만 확인했었지, 그게 정확히 몇 층인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곤란하게 되었군적진 한가운데서 여유롭게 어깨를 으쓱인 그는 3층과 4층 사이의 계단에 서서 고민했다. 찾아본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게 나으려나, 아니면

 

꺄아악!”

“!”

 

비명은 3층에서 들렸다. 아무래도, 괴인은 3층에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꼭 이 비명인 괴인 때문에 나온 게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위험하다면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하켄은 그런 남자였다. 가볍고 실없어 보여도, 옳지 못한 상황은 두고 보지 못했다.

 

, 잘못 했어요! 도망치지 않을게요, 놔 주세요!”

잘못 했어요? , 잘못인 건 알고 있었군?”

 

3층에서는 꽤나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화 내용으로만 추측해 보자면, 아무래도 인질로 잡힌 점원 중 누군가가 도망치려다가 괴인에게 붙잡힌 것 같았다. 심정은 이해한다만, 너무 무모한 짓이다. 괴인에게 손목을 붙잡혀 괴로워하는 직원을 내버려 둘 수 없던 하켄은 품속에서 호신용 권총을 꺼냈다. 이걸 쐈다간 아센에게 죽도록 잔소리를 들을게 뻔하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각오를 하고 진열장 뒤에서 장전 된 권총을 내민 하켄은 괴인의 머리를 노리기 위해 집중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신중하게 조준하고 있던 그때.

 

잠깐, 당장 놔 줘요!”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던 목소리가, 살벌한 분위기에 툭 끼어들었다.

분명 기억에 남아있는 목소리인데, 누구지? 하켄은 급히 몸을 숨기고 목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 소리를 낸 것은 손목을 잡힌 점원과 같은 옷을 입은 여자였다. 아마 저쪽도 점원이겠지, 그렇게 생각 했는데.

 

?’

 

여자는 아까 제게 도망가라고 했던 소녀와 똑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눈동자 색 뿐만이 아니라, 눈매나 속눈썹의 숱까지도 비슷하다. 우연이라 하기엔 기묘하고, 혹시 자매인 걸까. 하지만 그쪽도 그리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았다.

 

넌 뭐야?”

어머, 그냥 지나가던 직원일 뿐이랍니다?”

웃기지 마! 직원들은 모두 4층에 감금해 뒀는데, 넌 어떻게 혼자 빠져나온 거지?”

자아, 궁금하면 직접 캐내보지 그래요?”

 

여자의 도발에 괴인은 간단하게 넘어갔다. 직원을 놔두고 여자에게 달려든 괴인은 들고 있는 무기를 휘둘렀지만, 무기는 허무하게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춤이라도 추듯 가볍고 날렵하게 공격을 피하는 그녀는 직원이 도망갈 때 까지 회피만 하더니, 직원의 발소리가 사라지자 드디어 반격을 개시했다.

 

!”

!”

 

머리에 킥을 맞은 괴인은 잠깐 물러섰다가 무기를 고쳐 쥐었다. 아무리 괴인이라도 급소에 공격을 당하면 아픈 걸까. 머리를 감싸 쥐고 신음하던 괴인이 악에 받쳐 외쳤다.

 

네년, 정체가 뭐냐!”

후후, 그걸 묻길 기다렸지!!”

 

의기양양하게 웃은 여자는 목에 손을 가져가 제 초커의 장식을 눌렀다. . 그제야 하켄은 제가 큰 착각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저 여자는, 단순히 아까 그 소녀와 닮은 게 아니었다.

 

하니 플래쉬!”

 

눈부신 빛이 여자의 주변을 감싸고, 괴인이 비명을 지른다. ‘설마, 설마!’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괴인은 빛이 사라진 후 나타난 여자의 모습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설마, !”

후후

 

신문과 TV에서 늘 보았던 모습의 큐티 하니가, 지금 여기에 있다. 애초에 그녀를 찾으러 온 거긴 하지만, 설마 진짜로 보게 될 줄이야. 하켄은 입도 다물지 못하고, 그저 큐티 하니만을 응시했다.

 

어떤 때는 행인들의 대피를 돕는 스트릿 하니! 또 어떤 때는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해주는 스태프 하니! 하지만 그 실체는

 

얇은 검신이 아름다운 검을 뽑아든 하니는 괴인에게 칼끝을 겨누고 마지막 대사를 날렸다.

 

사랑의 전사, 큐티 하니!”

 

당신의 인생, 변할 거예요!’ 윙크와 함께 따라붙는 말은 괴인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하켄은 그녀의 시선이, 확실하게 자신을 향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하니 라즈벨, 21, 직업은 OL인가

 

사건으로부터 며칠이나 지났을까. 그날 이후 하켄은 길거리에서 만났던 그녀의 모습을 토대로 뒷조사를 개시했고, 결국은 3일만에 그녀의 정체를 알아내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이름이 하니라니.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 여자가 큐티 하니라는 겁니까?”

그래. 내가 변신하는 걸 직접 봤으니 알아

겨우 한 건 건졌군요. 평생 삽질만 하나 했는데

아센, 나를 그렇게 못 미덥게 보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별로 그런 건 아닙니다설득력 없는 말을 하며 아센이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이제 어쩔 겁니까?”

어쩌긴 어째. 만나러 가야지. 큐티 하니, 아니 하니 라즈벨을

부디 뭐라도 하나 더 건지길 빌겠습니다

“OK, 걱정 말고 사무실이나 잘 보고 있으라고. 아센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하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녀도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까.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또 그것 나름 괜찮다. 그는 하니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소리죽여 웃었다.

 

확실히, 변할 것 같네. 인생

 

그것도 분명, 좋은 쪽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