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의 왕자님 시노미야 나츠키 드림. 오리주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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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허토르테
written by Esoruen
“나츠키, 이것 좀 봐!”
돌연 연습실에 들이닥친 메리루가 내민 것은 블로그 포스팅이 띄워져있는 그녀의 핸드폰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노크도 않고 쳐들어와서 이런단 말인가. 마즈마는 제 쌍둥이 누나의 무례함에 잔소리를 해주려 했지만, 그의 파트너는 마즈마를 도와주지 않았다.
“와아, 뭔가요 메리쨩?”
“이거, 이거! 시내에 새로 생긴 카페인데 새로 나온 케이크가 엄청 맛있어 보여!”
“케이크요? 아, 귀여워라!”
이 바보커플들. 연습 중이라고. 마즈마는 지쳤다는 듯 한숨 쉬었다. 딱히 두 사람의 연애사업을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연습실에서 이러는 걸 선생님이 보기라도 하면 불호령이 떨어질 텐데. ‘연애금지 조항, 알고는 있는 거겠지?’ 사이좋은 두 사람을 지켜보던 그는 악보를 둥글게 말아 가볍게 메리루의 등을 두드렸다.
“이봐, 바보 누나. 연습 중이었거든 우리?”
“응? 아 그랬지. 나츠키 그럼 내일 오후 1시에 보자?”
“벌써 약속까지 잡은 거냐?!”
왜 이럴 때만 행동력이 빠른 걸까. 아니, 생각해보니 제 누이는 언제나 재빨랐지. 너무 빨라서 허둥지둥하고 실수할 정도였으니까. 정말이지 못 말리는 혈육이다. 마즈마의 원망은 고스란히 나츠키에게 돌아갔다.
“시노미야, 데이트 약속을 잡는 건 상관없다만 연습엔 제대로 집중해 줬으면 하는데”
“네, 네. 미안해요 마쨩”
후우. 나츠키의 온후한 태도에 원망도 조금 누그러진 그는 돌돌 말았던 악보를 제대로 폈다.
“좋아. 그럼 다시 연습이야. 메리루, 방해 말고 나가!”
“그럴 거거든? 나츠키 그럼 내일 봐~!”
‘태평하기는’ 그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연습실을 나가는 그녀가 너무나도 속 편해 보여 고개를 기울였다. 졸업 오디션 준비는 잘 하고 있는 걸까. 파트너인 하루카와 매일 머리를 싸매고 의논을 하는 것 같긴 해도, 진전이 있단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뭐 알아서 하겠지. 자기 앞날 정도는 책임질 수 있는 나이고’
고개를 저어 걱정을 떨쳐낸 그는 제 본분에 집중하기로 하고 피아노 건반위에 손을 올렸다.
“와아, 사람이 굉장히 많네요!”
다음 날, 블로그에 소개된 가게에 온 나츠키와 메리루는 북적거리는 가게를 보고 감탄했다. 꽤나 큰 가게인데도 앉을 자리가 거의 없는 디저트 전문점은 차와 케이크의 기분 좋은 향이 진동하고 있어, 괜히 두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우리 앉을 자린 있겠지? 자리 먼저 잡자!”
“음, 그럼 메리쨩이 자리를 잡아주실래요? 제가 케이크랑 차를 주문해 올게요”
“정말? 그럼 난 밀크티랑… 으음 케이크 종류는 잘 모르는데…”
메뉴판과 케이크 진열대를 보며 고민하던 그녀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진지해 보였다. ‘아, 귀여워라’ 입을 꾹 다물고 두 눈을 빛내는 메리루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온 나츠키는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럼 제가 추천할까요? 메리루가 좋아할만한 케이크를 골라올게요”
“정말? 알았어! 나 기대하고 있을게?”
“네, 그럼 전 주문하러 갈게요”
과연 어떤 케이크를 골라올까. 메리루는 창가 근처에 자리를 잡고 그를 기다렸다. 나츠키라면 분명 맛있는 케이크를 골라오겠지. 그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지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시폰 케이크? 밀푀유? 아니면 타르트나 파이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메리루의 얼굴에 행복함이 번졌다.
“오래 기다렸나요? 메리쨩!”
“앗, 왔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얼굴이다. 나츠키는 자신을 반겨주는 메리루를 꼭 껴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가 가져온 트레이 위에는 처음 보는 케이크 두 개와 밀크티, 그리고 시원한 아이스티가 있었다.
“이건 무슨 케이크야? 겉보기엔… 초콜릿 케이크 같네!”
“자허토르테랍니다. 들어본 적 있나요?”
“으음… 아니!”
이름만 들어봐선 어느 나라 케이크인지도 알 수 없다. 프랑스? 독일? 이름이 영어가 아니라는 거 하나는 확실하지만. 국적은 모르겠다. 메리루는 케이크의 겉을 진하게 코팅한 초콜릿의 광택을 보며 군침을 삼켰다. 정말로, 보고만 있어도 달콤해지는 케이크다.
“자허토르테는 오스트리아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케이크랍니다! 초콜릿 스펀지케이크에 살구잼을 바른 다음, 초콜릿으로 케이크 전체를 코팅해서 만드는 거예요”
“…나츠키 똑똑해…! 멋있어!”
“그런가요? 부끄럽네요, 후후. 메리쨩은 달콤한 걸 좋아하니까 이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자, 먹어봐요’ 케이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나츠키는 접시 구석의 생크림을 케이크 위에 얹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마치 아기 새가 된 기분이다. 메리루는 언제나처럼 상냥한 그가 부끄럽고 설레어서 얼굴이 붉어졌다.
“어디…”
포크로 콕 찍어 입안에 넣은 케이크에선 깊은 초콜릿의 향이 풍겼다. 혀가 마비될 것만 같은 초콜릿의 단맛, 살구잼의 독특한 산미, 무가당 생크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케이크는 음식이라고 하기보단 차라리 예술에 가까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맛있다~!! 나 이런 거 처음 먹어봐!”
“그런가요? 앞으로 자주 먹으러 와야겠네요!”
“응! 나츠키도 먹자! 자, 자!”
꽤 퍽퍽할 텐데도 케이크를 막힘없이 먹는 메리루는 정말로 기뻐보였다. 제 몫의 케이크는 조금 밖에 입에 대지 않은 나츠키는 그녀가 케이크의 반을 먹어치우는 동안 그저 가만히 사랑스러운 얼굴을 응시하다가, 대뜸 입을 열었다.
“메리쨩, 졸업 오디션에서 부를 곡이 잘 나오지 않아 고민이지요?”
“응?”
그걸 어떻게, 라고 말하려던 그녀는 나츠키가 제 쌍둥이 남동생과 파트너라는 걸 기억해냈다. ‘야단났다. 마즈마가 쓸데없는 소릴 한건 아닐까?’ 나츠키를 걱정시키고 싶진 않은 메리루는 분주한 포크질을 멈추고 눈치를 보았다.
“그, 그런데?”
“저, 고민했어요. 어떻게 해야 메리쨩을 위로 해 줄 수 있을지. 메리쨩이 노래와 곡을 위해 고민하는 건 아이돌이 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그것 때문에 메리쨩이 슬퍼진다면 전 아주 슬프니까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는 나츠키의 눈에 깊은 그늘이 느껴지는 건 제 착각인가. 메리루는 긴장을 풀고 그와 눈을 마주했다. 그도 제가 슬퍼하는 걸 원치 않듯, 자신도 나츠키가 슬퍼하는 걸 원치 않았으니까.
“그래서 메리쨩이 같이 놀러가자고 권해줬을 때 기뻤어요. 메리쨩과 함께 맛있는 걸 먹고, 향기로운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메리쨩의 기분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나츠키…”
“어때요? 조금은, 기분 좋아졌나요? 저의 천사님”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나츠키가 불안해 보인다. 메리루는 괜히 그가 너무 애처롭게 느껴져, 가볍게 그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크고 듬직한 손이다. 그녀는 언제나 나츠키의 그 손을 좋아했다. 상냥하고 세심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은, 그 손을.
“응! 나 지금 엄청 행복해, 나츠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헤헤… 걱정시켜서 미안해. 고마워. 나 힘낼게!”
입안에는 아직 초콜릿의 단맛이 가득하다. 하지만 지금 메리루가 행복한 건, 케이크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과 손을 잡고 있는 나츠키의 눈빛이 케이크보다도 더 달콤해서,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줘서, 그녀는 제가 정말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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