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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기타

무도회 드림 합작 / escort


※ 마츠노 쵸로마츠+마츠노 토도마츠 드림. 오리주 주의.

※ 합작 홈 주소 → http://hscme2.wixsite.com/balldream/




escort

written by Esoruen




으음.’ 고민에 찬 앓는 소리가 무겁다.

메구미는 처음 입어본 드레스가 어색한지 거울 앞에서 서성이며 자꾸만 제 모습을 살펴보았다. 늘 입는 교복이나 캐주얼한 사복과는 확실히 다른 정장의 불편함. 굳이 따지자면, 가끔 가업을 도와주느라 입어본 기모노들과 닮은 불편함과 닮아있다.

 

다른 색으로 할 걸 그랬나?”

 

발목이 살짝 보이는 길이의 드레스는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짙은 푸른색이었다. 분명 색 자체는 흠잡을 곳 없이 예쁘지만, 막상 입어보니 생각과는 느낌이 다르다. 영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딱 맞는다고 하기엔 어딘가 어색하다고 할까. 옷이나 장신구엔 민감한 메구미는 이런 어중간한 어울림이 거슬려서 거울 앞을 떠날 수 없었다.

 

아냐, 그렇게 이상하진 않은 것 같고.”

뭘 그렇게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거야?”

, 왔어? 마츠노 씨, ?”

 

제게 말을 거는 쵸로마츠를 반겨주기 위해 고개를 돌린 그녀는 똑같은 얼굴이 나란히 서있는 걸 보고 흠칫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거의 똑같은 얼굴이 둘. 그가 여섯 쌍둥이라는 걸 모른다면 기겁을 할 만한 상황이지만, 다행이도 메구미는 쵸로마츠의 형제들과 모두 한 번씩은 만나본 적이 있었다. 지금 옆에 있는 건, 그러니까.

 

놀랐잖아요. 토도마츠 씨도 왔어요?”

안녕~? 놀랐어? 헤헤.”

뭐가 헤헤.’ , 톳티.”

 

막내를 힐끗 쳐다보며 중얼거리는 쵸로마츠의 말투가 차가웠다. 잔망스러운 제 막내 동생은 원래 여자들 앞에서 가식적으로 굴지만, 메구미의 앞에선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곤 했다. 딱 봐도 어지간히 그녀가 마음에 든 모양이지만, 설마 여기까지 따라올 줄이야. 두통이 올 지경이었다.

 

무슨 생각인 거야, 이 녀석.’

 

상대는 겨우 고등학생이다. 곧 성인이 되겠지만, 아직은 미성년자란 말이다. 그런데 뭘 저렇게 필사적으로 꾀려고 한단 말인가. 제 동생이라지만 뒤통수를 한 대 갈겨주고 싶다.

 

드레스 잘 어울리네! 예뻐!”

고마워요. 토도마츠 씨도 정장이 잘 어울리네요.”

흐흥, 들었지 쵸로마츠 형?”

 

얄미운 미소다. 쵸로마츠는 순간 주먹을 꽉 쥐었지만 곧 메구미의 앞인 것을 떠올리고 손의 힘을 뺐다. ‘애초에 쌍둥이라 생긴 건 거의 똑같은데, 뭘 그렇게 대단한 칭찬이라도 들은 얼굴이냐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쵸로마츠의 말은 표정으로 다 드러나고 있었다.

 

, 물론 마츠노 씨도 잘 어울려.”

굳이 말 안 해줘도 되는데?”

어쩐지 질투 하는 얼굴이라서?”

질투 안 했어!”

 

질투라기보다는 단순히 열이 받았던 거지. 대단한 승리라도 거둔 사람처럼 구는 토도마츠의 미소랑 태도에. 하지만 그걸 굳이 메구미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마른세수를 하며 흥분을 가라앉힌 그는 더 이상 츳코미를 거는 것도 힘든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자, 카도와키 씨. 저 녀석은 내버려 두자고.”

? 잠깐 너무하잖아~? 귀여운 동생을 두고 가는 거야?”

저기 다른 형제들 있잖아?!”

나는 메구미 쨩이랑 같이 있고 싶은 건데?”

 

그걸 누가 모르냐!’ 그의 목소리가 목젖까지 튀어나왔다가 쏙 들어갔다. 안 돼. 역시 이 녀석, 어떻게 하지 않으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이대로 가만히 뒀다간, 파티가 끝나고 나서도 붙어 있으려고 할 테니까.

 

좋은 말로 할 때 가라.”

, 쵸로마츠 형 지금 질투하는 거지?”

그럴 리가 있냐! 네 두 눈에 불순함이 넘쳐서 그러는 거지!!”

그러는 쵸로마츠 형은?!”

나는 아니거든?!”

 

제게 있어 메구미는 어디까지나 아직은 보호해야 할 미성년자. 물론 좋아하지 않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녀랑 사귄다거나 고백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고등학생이랑 연애라니. 윤리의식을 넘어 메구미 자체에게도 실례이지 않은가! 어디서 원조교제라고 오해라도 받았다간, 도게자 하는 정도로는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 ~. 거 참 잘나셨네요~”

잘난 게 아니라 정상인 거니까! 하아, 이래서 혼자 정상인인 건 괴롭네.”

누가 정상?!”

됐어. 저기 쥬시마츠가 찾잖아? 얼른 가라고!”

 

과격하게 막내 동생을 밀어낸 쵸로마츠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메구미와 함께 자리를 빠져나갔다. 후우. 땅이 꺼져라 한숨 쉰 그는 그제야 급히 오느라 비뚤어진 넥타이를 고쳐 맬 수 있었다.

 

좋아, 이제 진짜 갈까. 카도와키 씨.”

잠깐, 그 전에.”

?”

나한테 뭔가 해줄 말 없어요?”

 

기대에 찬 부드러운 갈색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쵸로마츠는 다급히 제가 뭔가 잘못 한 것은 없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녀 보다 늦게 온 것? 하지만 그건 메구미 보다 늦게 왔다는 거지, 약속시간 보다는 일찍 온 거니 사과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뭘까. 아니, 애초에 제가 사과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 뭔가 떠오른 그는 코밑을 문지르고 작게 대답했다.

 

드레스 예뻐.”

정말요?”

그래. 잘 어울리니까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거울을 보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이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는 제 귀와 뺨이 뜨거워지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흐음.’ 만족스러운 감탄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제가 내뱉은 말은 정답이었던 걸까. 히죽 웃은 메구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제 팔에 팔짱을 걸어왔다.

 

좋아 일단 마실 걸 가지러 가자고요, 쵸로마츠 씨. 잘 에스코트 해 줘야 해요?”

그래, 그래.”

 

이런 무도회는 처음이지만, 메구미와 함께이니 어떻게든 되겠지. 긴장과 부끄러움으로 굳어져있던 그의 얼굴에, 어색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