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그니피센트 7 조슈아 패러데이 드림, 오리주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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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written by Esoruen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은 환경이 어려운 곳일수록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허풍떨기를 좋아하고 가십거리를 찾아나서는 하이에나들이 득실거리는 이 황무지에는, 떠들어 댈 소식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야 말로 잘 있다는 뜻이 되었으니까.
‘그 녀석 말이야, 객사했다고 하더라고! 로버트가 머리를 날려줬다던데?’ ‘전에 그 사기꾼은 내가 끝을 내줬지. 지금 쯤 붉은 계곡 밑에서 백골이 되어 있을 걸!’
사실이 불분명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남자들은 마치 본인들이 대단한 영웅들이라도 되는 듯 으스댄다. 멍청이들, 아니, 겁쟁이들. 시끄럽게 무용(武勇)을 떠들지 않으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 생각하는 놈들은 대게 겁쟁이다. 자신의 몸을 부풀려, 상대에게 블러핑을 하려는 소동물이나 다름없는 것이지.
자신은 아무리 얕보여도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늑대의 딸, 에이미 리브먼의 방식이었다.
가벼운 시비는 욕이나 몇 번 해주는 걸로 충분하고, 모욕을 던지는 놈들에겐 말 대신 총알을 되돌려 주면 그만이다. 괜히 사소한 것 하나에 발끈해봐야 제 반응은 재미있는 놀림거리가 될 뿐이지. 그러니 자신은 최대한 단호해져야 했고, 동시에 냉정해 져야 했다.
“리브먼! 다음에 또 올 거지?”
“그래. 살아있으면 말이야.”
“하하. 그래, 살아서 또 보자고!”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젊은 청년에게 가볍게 고갯짓을 한 에이미는 주점 밖으로 나와 코트를 여몄다. 바깥은 조용하고, 하늘은 맑았다. 어제와 그다지 다를 것 없는 밤거리를 가만히 서서 잠깐 둘러본 그녀는 다음 볼일을 위해 바삐 걸음을 옮겼다.
양 면에 날을 세운 칼처럼 살아오길 몇 년째. 이제는 자신도 제법 남자들뿐인 이 세계에 적응해 친밀한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우호적인 지인도 생기고 악명도 여럿 남겼다. ‘돈만 주면 뭐든 해주는 해결사.’ ‘남자만큼, 혹은 남자보다 더 독한 늑대의 딸.’ 제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여러 가지 수식어는 대부분 마음에 드는 것들이었지만, 딱 하나. 그녀가 지독하게도 싫어하는 수식어가 있었다.
“여어, 허니.”
불쑥 어둠속에서 튀어나오는 그림자는 익숙하지만 반갑지는 않다. 반사적으로 리볼버를 뽑아 들 뻔 했던 에이미는 자신을 향해 능글맞게 웃고 있는 얼굴을 확인하고 팔을 내렸다. 눈앞의 불청객은 제가 잘 아는 남자이자, 제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수식어를 붙게 한 장본인이었다.
“…하, 이ㅆ….”
“이런. 아무리 기뻐도 욕을 하면 안 되잖아, 응?”
“그냥 쏠 걸 그랬네. 내 반사 신경이 원망스러운 건 또 처음이야.”
‘하하하.’ 자신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불청객, 조슈아 패러데이는 소리 내어 웃고 제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 듬직한 체격과 매혹적인 목소리. 어지간한 여자, 혹은 남자마저도 시선을 빼앗기게 하는 그는 확실히 ‘미남’이라 할 수 있겠지. 그렇다. 에이미는 그 잘난 얼굴을 좋아했고, 그의 마법 같은 카드 실력도 좋아했다. 하지만, 저 능글맞은 성격만큼은 도저히 눈감아 줄 수 없다. 정이 들려고 하다가도, 얄미워서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진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오랜만이네, 잘 있었어?”
“안 죽고 잘 살아있으니 잘 있었다고 봐야겠지.”
“그래? 그럼 나도 잘 있었다고 해 둘까.”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는 패러데이는 자연스럽게 제 어깨에 팔을 둘렀다. ‘한 대 칠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폭력을 휘두르기엔 참으로 아까운 얼굴이니 한 번은 참도록 하자. 억지로도 웃지 않는 에이미는 굳이 그 팔을 뿌리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용건은?”
“오. 대뜸 본론부터?”
“요즘 네 녀석 때문에 이상한 소문 돌아서 오래 같이 있고 싶지 않거든.”
“아. 네가 나랑 눈 맞았다는 그거?”
“그래, 잘 아네!”
도대체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몇몇 도박꾼들이 자신을 패러데이의 애인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어이, 패러데이 부인.’ 그렇게 부르는 놈들을 하나하나 두들겨 패다보면 손이 아파서 그만둘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자신은 확실히 이 얄미운 남자가 마음에 들고, 몇 번 불장난을 저지른 적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유희지, ‘부인’소리를 들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이잖아? 난 허니가 마음에 드는데. 허니도 나 좋아하지 않아?”
“정말 당당하다고 할지 뻔뻔하다고 할지.”
“둘 다라고 해두지. 그래서… 내가 틀린 말 했어?”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말은 ‘아’다르고 ‘어’다르지 않던가. 애초에, 갑자기 나타나서 이게 뭐하자는 건가. 에이미는 말로 대답하기 전에 수상하다는 듯 패러데이를 지그시 보았고, 그는 이런 반응을 예상한 건지 한 발짝 물러서서 두 손을 들었다.
“그렇게 까지 경계할 필요 없잖아? 나쁜 짓 하러 온 거 아니라고.”
“그래서 용건이 뭐야 대체?”
“아니, 확실히 해둘까 싶어서 말이지. 뜬소문으로 피곤한 건 싫잖아?”
“그건 그렇지.”
하지만 자신들 둘 모인다 해서 소문을 어떻게 할 수 있던가. 떠벌리는 놈들을 다 조용히 시키자던가 하는 뜬구름 잡은 대책이라면 필요 없을 텐데. 아니면 소문의 근원지를 알고 있어서 자신에게 귀띔하러 온 거라던가? 하지만 그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텐데. 애초에 뭘 확실히 해두자는 걸까. 애매한 표현에,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오는 그녀였다.
“좋아 그럼 오늘부터 우리는 정식으로 그렇고 그런 사이인걸로.”
“뭐?”
“더 이상 헛소문 같은 건 없겠군. 사실이 됐으니까.”
“…조쉬? 지금 장난하자는….”
‘그럼 나는 선약이 있어서 이만!’ 더없이 상쾌한 얼굴로 손을 흔든 그는 제가 나왔던 주점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아. 저 미친놈이. 반사적으로 허공에 욕을 지껄인 에이미는 빨리 가야한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를 쫒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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