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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Dungeon & Fighter

지인제 드림 겨울합작 / 감기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남거너즈 드림. 데스페라도, 제너럴은 연애드림(?)이고 마이스터랑 블래스터는 우정드림 입니다.

※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개그물입니다개그물 특유의 캐붕이 있을 수 있습니다.

※ 합작 홈 주소 → http://dreamwinter.creatorlink.net/




감기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written by Esoruen



 

올해 겨울도 장난 아니네, 눈도 많이 오고.”

그러게 말이야. 그러고 보니, 무법지대는 여기보다 더 춥다고 했나?”

훨씬 더 춥지. 솔직히 황도가 제일 따뜻할 거야. 파워스테이션도 살만하지만.”

그렇구나. 어라. 그나저나 루엔? 듣고 있어?”

 

듣고 있어.’ 루엔은 눈으로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추워?”

, 시키지 마. 추우니까.”

그래. 그래. 내가 잘못했어. 얼른 돌아가자.”

 

마이스터는 한숨을 푹 쉬고 어깨를 으쓱였다. 원래도 추위에 약한 걸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덜덜 떨 정도로 추위를 탈 줄은 몰랐다. 자신의 오산이었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은 신이 아니었다. 그는 목도리로 목을 둘둘 감싼 루엔을 안쓰럽다는 눈으로 보았다.

 

난 견딜 만 한데. 루엔 진짜 추위 많이 타구나.”

블래스터, 넌 아마 근육 때문에 안 추운 게 아닐까.”

뭐야 그거? 마이스터 너도 추워?”

당연히 춥지. 루엔처럼 덜덜 떨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흐으음. 길게 앓는 소리를 낸 블래스터는 눈이 그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햇볕도 저렇게 쨍쨍하고, 바람도 그리 심하지 않은 좋은 날씨. 기온이 낮다는 것 외엔 참으로 완벽하다 생각해 외출한 건데. 괜한 짓을 한 거였을까. 뒤늦게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냥 우리 둘이서 갔다 올 걸 그랬나?”

아니 그 정도는 아냐. 나도 나간 김에 내 볼일 보려고 따라 나온 거고.”

 

너무 추워서 입을 닫고 있던 루엔이었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소리 내어 대답해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엄연히 자신의 선택인데, 남이 쓸데없이 죄책감을 가지는 건 싫었다. 이런 쪽으론 묘하게 철저한 그녀는 블래스터의 말을 정정해주고 다시 목도리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럼 다행이지만. , 그래도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 들어가서 난로 켜달라고 하자.”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난로는 켤 거야. 내 작업실은 난방을 안 하면 추우니까.”

, . 일단 들어가자. 빨리! 슬슬 나도 추워!”

 

블래스터의 재촉하는 목소리,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루엔의 구두소리. 문을 여는 마이스터는 시끄러운 등 뒤가 신경 쓰여 비밀번호를 두 번이나 틀리고 말았다.

세 번 만에 출입문을 열고, 누가 쫒아오는 것도 아닌데 바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간다. 이제 난방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 한 두 사람이 외투를 벗자,

 

엣취!!”

 

가슴에 칼을 꽂는 것처럼 날카로운 재채기 소리가 넓은 작업실에 쩌렁쩌렁 울렸다.

제가 잘못 들은 거겠지? 루엔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재채기 아닐까?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루엔을 보며 저런 생각을 했지만, 불행하게도 둘의 희망사항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목도리랑 코트를 벗은 루엔은 난로 가까이에 서서 코를 훌쩍이고 있었고, 또 재채기가 나오려는 건지 입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 누가 봐도, 감기 증세를 보이는 사람의 모습인데. 이를 어찌 하면 좋을까.

 

, 마이스터. 휴지 없어? 코 좀. 너희 왜 그래?”

으아아아!”

블래스터! 거기 밑에 담요 꺼내! 두 장 다!!”

 

자신은 그저 휴지를 부탁했을 뿐인데, 이 두 남자는 왜 이렇게 호들갑인가. 루엔은 두 사람의 마음 속 생각을 모르니 돌아오는 반응들에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저기, 난 휴지만 있으면 되는데.”

우리가 안 괜찮아!! , 담요!”

루엔. 차랑 커피 어떤 걸로 마실래? 아니, 코코아도 있어. 기다려봐.”

 

블래스터는 필사적으로 담요를 건네고, 마이스터는 물을 끓이며 찬장을 뒤진다. 겨우 재채기 한 번에 무슨 오버냐,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심각했다. 루엔이 만약 자신들 때문에 감기라도 걸리면, 자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사람이 둘이나 있었으니까.

 

데스페라도가 알면 우릴 죽일 거야.’

제너럴 녀석 또 무슨 잔소리를 할지.’

 

데스페라도. 그녀의 연인이자 무법지대에선 이름만 들어도 우는 아이도 입을 다문다는 무법자인 그는, 다른 일은 몰라도 루엔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 예민하게 반응했다. 일부러 추울 테니 작업실에 남겨놓고 혼자 베릭트에게 간 거였는데, 돌아와 보니 감기에 걸려있다면 그 성질로 가만히 있겠는가. 분명 수많은 카르텔의 목숨을 거둔 총으로 본인들의 모가지도 따버릴 게 분명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데스페라도라면 정말로 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제너럴. 특수부대 블랙로즈의 대장이자 황도군 안에서도 모범적인 인격자로 통하는 그는 언제나 모두에게 친절했지만, 특히 루엔에게는 더욱 친절했다. 누군가는 뛰어난 전우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고, 누군가는 수상한 호감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그녀를 신경 쓰는 제너럴이, 이 상황에서 잔소리를 안 하고 넘어갈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 여기. 마시멜로우 넣은 코코아야. 마셔. 뜨거우니 살짝 식혀서 마시고.”

고맙긴 한데 너희 왜 이래?”

아니 네가 재채기를 하니까. 감기는 초반에 잘 잡아야 한다고. .”

…….”

 

무법자의 감이라 할까. 아니면 그저 두 사람의 속셈이 너무나도 빤히 보였기 때문일까. 코코아를 받아든 루엔은 수상하다는 듯 두 사람을 보다가 금방 이 상황을 파악해 버리고 말았다.

 

너희 지금 데스페라도한테 욕 먹을까봐 이러는 거지?”

?”

, 아니.”

 

아니긴 개뿔 사람을 바보로 아나. 루엔은 입모양만으로 그렇게 말하고 코코아를 내려놓았다.

 

내가 나가고 싶어서 따라간 거고, 이 정도는 감기도 아니. 에취!”

역시 감기잖아?!”

어쨌든! 데스페라도가 이 정도로 화낼 리가 없잖아? 그냥 잔소리 좀 하고 말겠지.”

그건 네 기준이고!”

 

블래스터의 절규 같은 반박은 너무 완벽해서 마이스터는 그저 옆에서 고개만 끄덕여도 충분했다. 원래 편애 받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혜택에 대해 둔하다더니. 알건 다 안다고 생각하는 루엔까지 이러다니. 역시 인간이란 다 똑같다. 그는 해탈한 얼굴로 제 몫의 커피를 마셨다.

 

어쨌든, 덮어! 난로 켜도 추우니까!”

아니 됐거든?! 그것보다 너희, 결국 내가 감기 걸렸다는 것 보다 데스페라도에게 혼나는 게 걱정인 거지? 장난해? 데스페라도는 무섭고 난 안 무섭다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일단 담요 덮어! 대화는 그 이후도 괜찮으니까!!”

 

어지간히도 급했던 걸까. 블래스터는 결국 허락도 없이 루엔의 몸을 담요로 둘둘 감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 잠깐!’ ‘갑갑하다니까! 블래스터!’ 루엔은 따뜻한 건 환영이지만 불편한 건 싫은지 필사적으로 외치며 팔다리를 휘적거렸고, 마이스터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기 싫다는 듯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놔라고~!”

그냥 담요 좀 두르는 거 가지고 왜이래?!”

너희가 내가 걱정 되서 이러는 거면 말이나 안 해!! 데스페라도는 무섭고 난 만만하냐!”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달칵. 두 사람이 말싸움 하는 소리는 너무 커서,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는 마이스터의 귓가에만 제대로 도착할 수 있었다. ‘어라.’ 문이 스스로 열렸을 리 없음을 제일 잘 아는 작업실의 주인은 경직된 얼굴로 고개를 돌렸고, 지금은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을 발견하고 말았다.

 

너희 뭐 하냐?”

블래스터? 루엔?”

 

왜 둘이서 같이 귀가한 건지 몰라도, 이것만큼 최악의 상황이 있을까. 마이스터는 다시 블래스터와 루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후 상황을 아는 자신의 눈에는 저게 평범한 담요 실랑이로 보이지만. 과연 데스페라도랑 제너럴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마이스터의 불길한 예측은 딱 맞은 건지, 데스페라도는 망설이지도 않고 리볼버를 꺼내 블래스터에게 겨누고 제너럴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일단 동작 멈춰. 움직이면 죽는다.”

마이스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왜 안 말리고 있던 건지 듣고 싶습니다만.”

 

아아.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결말이 결국.

마이스터는 소리를 지르며 변명하는 블래스터와 재채기를 하는 루엔의 목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왜 안 좋은 예상은 빚나가는 일이 없지.”

 

내년 겨울부터는 그냥 제 작업실엔 아무도 들이지 말아야지. 절대 지켜지지 못할 다짐을 하는 그의 손이 파들파들 떨려왔다.